[MBC] '이브닝 이슈' 주상복합 전성시대… 입주민-상가 갈등도 증폭 - 부종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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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주상복합건물에서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상가의 상인들과 아파트 입주민이 몸싸움까지 벌이다 가스총이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이 시간에는 주상복합건물을 둘러싼 갈등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주상복합건물' 하면 고급 아파트 이미지부터 떠오르는 분도 계실 텐데요,
우리나라에 주상복합건물이 처음 등장한 건 언제였을까요?
주상복합건물의 변천사를 영상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967년 완공된 세운상가, 우리나라의 첫 주상복합 건물이었는데요.
[대한뉴스 (1967년)]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거창한 상가아파트가 서울에 세워집니다. 상가와 주택난 해결에 크게 이바지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배우 등이 사는 고급 아파트로 인기를 누린 것도 잠시, 1970년대 이후에는 도심의 흉물로 변해갔습니다.
상가보다는 주택 위주로 주상복합 건물을 세우기 시작한 건 지난 80-90년대 이후부터인데요.
90년대 후반부터는 초호화 주상복합건물이 등장했습니다.
[뉴스영상(1995.5.30)]
37층 규모의 이 주상복합건물엔 89평형 대형아파트 99세대가 들어섭니다.
아파트 한 채의 분양가는 최저 7억 5천만 원입니다.
비싼 값만큼 내부시설은 초호화판입니다.
입주자 전용 실내골프장을 설치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제 욕조와 독일제 세탁기는 기본입니다.
2000년대 주상복합건물은 최고 부유층의 주거지로 인기를 끌게 되죠.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평당 2,000만 원에 가까운 귀족아파트도 등장했습니다.
일반분양아파트의 20배인 2,000만 원의 청약금을 받으며 소비자들의 과시 욕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2002년 타워팰리스의 성공 이후,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과 울산, 부산 등 전국에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들을 1위부터 10위까지 꼽아본 것인데요.
이 10개의 건물 중 무려 7개가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목동 '하이페리온'과 강남의 '타워팰리스 3차'는 각각 10위와 9위로 순위에 올랐는데요.
나머지 5개 주상복합 건물은 모두 부산에 위치하고 있는데 해변의 아름다운 마천루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주상복합건물' 중 가장 높은 건, 부산에 있는 '위브 더 제니스 타워 101'인데요.
301미터 높이의 80층짜리 건물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동북아 무역센터'와 4미터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아파트' 건물이기도 합니다.
'타워팰리스' '아이파크' 등 주상복합 아파트가 처음 생긴 지 이제 10년이 넘었는데요.
그 사이 주상복합 건물은 전국적으로 3만 개 정도 세워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주상복합 건물의 현황과 위상을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Q. 주상복합 건물 위상은?
[박원/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도곡동에 타워팰리스가 들어서면서 이 주상복합 건물에 대한 위상이 확 바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업시설의 부수적인 역할을 했던 아파트가 어떻게 보면 크게 부상한 그런 역할이라고 보면 되는데 그 아파트가 주로 여유층들이 살 수 있도록 초대형, 초고가로 지어지면서 여유 층들의 일종의 신분제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Q. 현황은?
[박원/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최근에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큰 아파트보다는 작은 아파트, 말하자면 주거의 실속소비라던지 알뜰 소비의 영향들이 훨씬 더 강하지 않느냐."
Q. 주상복합 건물 가격은?
[박원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주상복합아파트는 다른 일반 아파트에 비해서 가격하락폭이 컸던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30% 이상 하락한 아파트도 많은 상황이고요. 지금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아파트들이 가격도 오르고 거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런 주상복합아파트의 시장은 그렇게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 앵커 ▶
일부 주상복합 건물은 한 때 '부의 상징'이기도 했죠.
주상복합 건물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 저희 취재진이 직접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최경환]
"비싸다는 일단 이미지가 많이 있는 것 같고요.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사는 그런 공간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최선규]
"비싸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지만 그 취득되는 비용에 비해 사람들의 생활이 질이 높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윤혜]
"주상 복합에서 사는 친구는 뭐 많이 시끄럽고 그래서 저는 굳이 살라고 하면 그런 데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윤상철]
"누가 봐도 고가의 아파트고 많이 이름이 알려졌고 이렇기 때문에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사겠지만 일반 주거는 아파트 위주로 돼 있는데를 찾을 것 같네요. 주거면 주거, 상가면 상가 이렇게 분리가 되면 좋겠다 싶습니다."
◀ 앵커 ▶
전에 볼 수 없었던 주상 복합 건물이 여러 곳에 들어서면서 이웃 주민들과의 갈등이나 안전 문제 등도 도마에 올랐는데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간의 사건을 보도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02년, 타워팰리스에 1300세대가 입주를 시작했는데요.
가장 가까운 동사무소까지 1km, 10분이면 갈 수 있는데도 관할구청이 아파트 로비에 동사무소 분소를 만들어 논란이 일었습니다.
강남구청은 이곳에 5,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직원 3명이 상시 근무하는 동사무소 분소를 꾸며줬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
"그것을 짓는다고 하면 조그만 아파트 하나에 다 가죠, 뭐."
인근 아파트에서 주상복합건물의 건축허가 취소소송을 내는 일도 발생했죠.
도로 바로 건너편 46층 아크로빌 주민들은 일조권과 교통환경이 침해를 받게 됐다며 시비를 걸었습니다.
최근에는 주상복합 건물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주장도 있었는데요.
[해운대 주상복합 화재]
불이 시작된 4층에서 불과 몇 분만에 건물 꼭대기가 벌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4층 내부도 진화하기 전에 이미 38층까지 불이 붙은 겁니다.
[입주민]
"이게 고층빌딩이니까 엘리베이터 홀로(통로 타고) 불이 싹 올라간 거예요."
[뉴스영상(2014.1.15)]
10분 만에 39층까지 연기가 퍼진 건, 이른바 '굴뚝 효과' 때문. 비상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일종의 굴뚝 역할을 하면서, 연기가 상승기류를 타고 순식간에 위로 치솟아 오른 겁니다.
◀ 앵커 ▶
최근에는 주상복합건물의 주민과 입주 상인 사이의 분쟁도 급증하는 추세인데요.
서울 강남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는 엘리베이터 이용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함께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입주민과 상가 측 사이에 고성이 오갑니다.
"나와. 나오라고…"
"이거 놔"
격한 감정싸움에 가스총까지 등장합니다.
이렇게 극한 갈등이 시작된 건 엘리베이터 사용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 4대 가운데, 잠금장치가 있는 3대는 입주민들이, 1대는 상가가 쓰고 있었는데, 상가 측이 주민용 중 1대는 비상용이라며 잠금장치를 철거하고 사용한 겁니다.
[김권호/상가 직원]
"(우리 요구는) 문서상에 공유지분으로 돼 있는 부분을 상가가 이용하게 해달라 그거 딱 하나예요."
하지만, 입주민들은 해당 승강기가 주거 공간에 연결돼 있다며 불편을 호소합니다.
[장희숙/입주민]
"(잠금장치를 풀면) 보안이 하나도 안 되고 밤에도 잡상인, 온갖 사람들이 다 들어오게 돼 있어요."
최근 상가 측이 별도의 관리사무소까지 만들면서 이 건물에는 동시에 두 개의 관리사무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 잠실의 이 주상복합건물 역시 관리사무소가 둘로 쪼개졌습니다.
건물 지분은 아파트가 47% 상가와 오피스텔이 53%로 관리비도 이 비율대로 내는데, 상하수도나 주차장을 더 많이 쓰는 상가 측이 관리비를 더 내야 한다며 입주민들이 반발한 겁니다.
[입주민]
"아파트에선 별로 의미가 없는 부분을 47%를 물어줘야 되는 부분이 있죠."
[상가 입점주]
"상가는 부득이하게 주방이나 어디나 조금씩 더 나와요. 나올 수밖에 없어요."
◀ 앵커 ▶
엘리베이터뿐만 아니라 건물 주차장도 갈등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나서도 타협점을 찾는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영상,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상가 입주민들이 산소 용접기를 들고 몰려갑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설치한 주차장 차단기를 용접기로 직접 철거에 나선 것입니다.
아파트 입주민과 상가 입주민 사이 갈등은 주차장 문제에서 극에 달합니다.
경찰이 출동하고, 욕설과 몸싸움이 이어지고 평범한 주민들 사이 충돌은 이미 도를 넘고 있습니다.
90년대 말 주상복합이 등장할 때는 입주민들만 감안해 주차장은 세대당 차량 한두 대 정도만을 상정했습니다.
그러나, 입주 상가들이 자리를 잡아가며 고객들이 급격히 늘자 주차는 마찰의 핵심 요인으로 등장했습니다.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
"주차할 공간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현재 인근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있어요."
◀ 김대호 아나운서 ▶
네. 현재 주상복합건물은 집합건물법의 적용을 받는데요,
주택이 150세대 이상이면 주택법도 적용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같은 법령 자체가 모호하다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Q. 현행법 문제는?
[부종식 변호사]
"지금 현재 아파트 같은 경우는 주택법이 그다음에 대규모 점포 같은 경우에는 유통산업발전법에서 적법한 관리 주체를 세우고 그다음에 거기에 대해서 관에서 적절한 규제나 어떤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가나 오피스나 오피스텔 같은 경우에는 관리 주체나 규약에 대한 어떠한 관여도 관에서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은 궁극적으로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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